본문 바로가기

전시 후기

[전시 후기] 아르누보의 꽃, 알폰스 무하 원화전 – 시대를 물들인 선과 감성

서울 강남 한복판, 삼성역과 코엑스 사이에 위치한 마이아트뮤지엄에서는
2025년 봄을 여는 아주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
그의 아르누보 대표작을 원화 중심으로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최초 규모의 단독 전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포스터 복원본이나 복제물이 아니라,
체코 뮤하 재단(Mucha Foundation)에서 직접 공수된 오리지널 원화와 판화, 드로잉을 100점 이상 소개하는 고품격 전시로,
디자이너, 아티스트, 감성러, 그리고 고전미술 애호가 누구에게나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전시 정보 정리

  • 전시명: 아르누보의 꽃, 알폰스 무하 원화전
  • 전시기간: 2025.03.20.(목) ~ 2025.07.13.(일)
  • 운영시간: 매일 10:00 ~ 19:00 (입장 마감 18:00)
  •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 B1)
  • 관람료: 성인 20,000원 / 학생 15,000원 / 어린이 13,000원
  • 사진촬영: 일부 존 허용
  • 도슨트: 네이버 오디오클립 연동 지원
  • http://www.myartmuseum.kr/

곡선의 마법, 무하의 선

전시장 입구를 지나 첫 섹션에 들어서면,
무하 특유의 유려한 선과 곡선, 그리고 부드러운 색채가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선으로 그린 우아함’이란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모든 작품이 한 장의 포스터를 넘어,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감정이 동시에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표작 〈조디악〉, 〈지스몽다〉, 〈사계〉 시리즈 원화들이 실제로 전시되어 있어
그림 속 디테일, 질감, 선의 흐름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무하의 일대기를 볼수 있던 인트로덕션


포스터 너머의 세계관 – 무하가 그린 여성

무하의 작품에서 여성은 단순한 '모델'이 아니다.
그는 여성을 자연과 계절, 우주, 상징으로 표현하며 동시대의 이상과 철학을 담았다.

〈사계〉 시리즈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을 여성의 표정과 자세로 풀어내며,
각 계절의 감성을 시각화하는 무하의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꽃의 여인들’ 연작도 다수 전시되어 있어
식물의 디테일, 패턴의 반복, 정적인 구도 안에서 살아 숨 쉬는 미학이 깊이 다가온다.

📸 [사진 2 – 사계나 꽃의 여인들 시리즈]
→ “여성을 가장 아름답게 그린 화가라고 불리는 이유를 이 공간에서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마치 타로카드 같았다. 패턴이나 장식을을 어떻게 이렇게 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나했더니 그부분만 따로 구성한 습작도 볼수 있었다


무하의 작업실로 – 드로잉, 광고, 소품들까지

한쪽 섹션에는 무하의 작업 과정을 볼 수 있는 드로잉
실제 사용한 광고 포스터, 제품 패키지, 서체 디자인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무하가 단순한 화가가 아닌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다는 걸 보여주는 공간이다.

예술과 상업, 공공성과 개인성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예술은 삶에 닿아야 한다’는 무하의 철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두로잉 작업들

 

요즘 만든거라해도 믿겠는 상업광고 포스터


무하를 완성한 민족적 정체성 – 체코인의 자긍심

전시 마지막 섹션에는 체코 국민 화가로 불렸던 무하의 정체성과 철학적 사유를 조망하는 영상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슬라브 서사시〉 대작의 일부가 영상으로 구현되어,
아르누보의 곡선 이면에 있던 국가와 인간, 자유를 향한 외침을 느낄 수 있었다.

가볍게 시작한 전시 관람이
의외로 깊고 묵직한 감정의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다.

왜 체코의 프라이드인 왜 체코의 정체성인지 알게되었던 전시 슬라브 에픽


전시를 마치며 – 감성도, 콘텐츠도 꽉 찬 한 시간

이번〈아르누보의 꽃, 알폰스 무하 원화전〉은
화려한 색감에만 기대지 않고,
무하라는 인물의 예술 세계를 전면적으로 보여준 진짜 원화 전시였다.

단순히 예쁜 그림이 아닌,
디자인, 철학, 시대정신이 함께 녹아든 예술이란 어떤 것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